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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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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의 자율화 Ⅰ - 4년 만에 현실화된 제안 - 교육과정의 자율화 Ⅰ - 내 제안을 비웃던 사람들 중 누가 안을 냈을까 -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지난 5월 1일, 학교교육을 다양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시안)'을 발표했습니다. 추진과제는 국민공통기본교과별로 연간 총 수업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증감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교육과정의 자율화'와 함께 교원인사의 자율화, 자율학교 확대, 학교현장 지원체제 구축 등 네 가지였습니다. Ⅰ 내가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과정에 참여한 것은 공식적으로는 주제발표에 대한 토론자로 참여한 세 번이 고작이었습니다. 교육과정 개정 이후 초등학교와 중학교『교육과정 해설』총론 집필에도 참여했지만 그건 개정 작업에 참여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 2005. 6. 10(.. 2009. 5. 19.
돌아가는 길 1 당시 이 사진을 받아보고는 '어쩌다가 내 모습이 이렇게 변했나' 했습니다. 변하기 시작하니까 금방입니다.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이제 '돌아가는 길'이나까요. 다시는 되돌아갈 수는 없는 이 길……. 그나저나 또 세월이 가서 다시 들여다본 이 사진은 내 모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내 몰골에 비하면 뭐랄까 새 신랑 같습니다. 십육 년? 아득한 날들입니다. 2009. 5. 18.
프로필 이 블로그의 <프로필>을 정리했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며 지내는지를 간단히 쓰는 난이겠지만, 그곳에 온갖 것을 다 정리해 넣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더 써넣을 것이 없겠지, 내 이력서에는. 학력이나 경력이나 잡문(雜文)들이나 졸저(拙著)나….. 2009. 5. 18.
스승의 날 Ⅱ (살아 있을 때라도 사랑해주자) "여보! 이제는 기나긴 34일보다 더 힘들지도 모를 이별 연습을 해야겠지? …(중략)… 아버님 묘소가 있는 고령군 기산면 선산으로 갈 생각이야. 전동차 안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두개골과 한 줌의 뼈 조각밖에 남지 않아 집안 어른들이 화장을 권유했지만 당신에게 같은 아픔을 두 번 겪게 할 수는 없잖아."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의 장례식에 즈음하여, 한 남성이 애끓는 심정을 나타낸 독백의 일부이다.1 지하철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그저 '대구에서는 또 지하철 사고가 났구나.' 체념 비슷한 느낌을 가졌다. 그러다가 수많은 사람이 불에 타죽은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아, 이건 전쟁에 못지않은 참사구나' 하였고, 그들이 죽음을 앞둔 순간에 핸드폰으로 사랑하는 가.. 2009. 5. 15.
스승의 날 1 (훈화) 스승의 날입니다. 무슨 위원회인가 하는 곳에서 우리 교사들의 자동차 트렁크 좀 보자고 오는 거나 아닌가 싶기도 했고, 다른 어떤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나, 교장으로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날입니다. 며칠 전, 호기롭게, 이 골짜기의 학교에서 그런 일이 생기면 나도 그냥 있지 않겠다고 했지만 막상 그렇게 되면 참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다행히 아침나절에 어느 교사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은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좀 쑥스러워하며 소개합니다). 교장선생님. 오늘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고 저의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떠올렸습니다. 성남의 모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을 하신 선생님이 구리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실 때 전 그 옆에 있는 부양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신출내기 교사였습니다. 이웃학.. 2009. 5. 15.
영화『워낭소리』 초겨울이었지요. 50여 년 전입니다. 아침을 먹는데 아버지가 소를 판다고 선언했습니다. 소를 팔아 작은 소를 사면 돈이 남고 이듬해에는 그럭저럭 일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옛 이야기에서처럼 우애가 깊어 큰댁을 도와주면서도 형편을 더 늘려보려고 애쓰던 때였습니다. 내가 할 말은 있을 수 없었고, 그냥 외양간을 들여다봤습니다. 그게 이별의식이었습니다. 소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소는 사람의 말과 생각을 읽으며, 꿈속에 나타나면 그건 조상의 현현(顯現)이라고 했습니다. 소는 외양간을 나오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아침이면 순순히 따라 나와 들로 향하던 그 소가 그날 아침에는 그랬습니다. 『워낭소리』는 그런 날들의 얘기였습니다. 몇 장면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 2009. 5. 11.
저승사자는 아는 사람이다 Ⅱ 저승사자는 아는 사람이다 윤제림 (1959~ ) 저승사자 따라가던 사람이 저승사자가 되어 옵니다. 회심곡(回心曲)에선 활대같이 굽은 길로 살대같이 달려온다고 그려지는 사람. 그러나 저승사자도 백인백색. 나같이 둔한 사람은 벼랑길 천리를 제 발로 기어옵니다. 산허리 하나를 도는 데도 한나절, 만고강산 부지하세월입니다. 날 듯이 걸으라는 황천보행법도 못다 익히고 허구렁길 밝히는 주문도 자꾸 잊어서 밤낮 헛발입니다. 죽은 사람 데리고 돌아갈 일이 걱정입니다. 저승사자가 병아리 귀신보다 허둥거리면 무슨 망신이겠어요. 그러나 아무리 못나도 귀신은 귀신이어서 아득한 천지간을 수도 없이 자빠지고 구르다 보니 길 끝입니다. 문을 여니 구청 앞 버스 정류장. 여기서부터는 자신 있습니다. 아직은 이쪽이 더 익숙합니다. 살.. 2009. 5. 8.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4 사진을 찍어주신 분 : 김미정 님(1학년 1반 임예진의 어머니) ♣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걸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런 걸 본 적이 있습니까? 안아주고 있는 아이들이나 안겨 있는 아이들이나, 다른 아이를 따듯하게 안아준다는 그 마음 때문에, 포근하게 안긴다는 그 마음 때문에 더없.. 2009. 5. 8.
사교육과의 전쟁 그 승부처 (2009년 5월 7일) ‘사교육과의 전쟁’, 그 승부처 2001년 8조117억원, 2002년 9조3258억원, 2003년 11조6918억원, 2004년 12조8559억원, 2005년 13조7517억원, 2006년 15조6571억원, 사교육비의 이 가파른 증가추세를 능가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 ‘학교만족 두배, 사교육비 절반’, 이명박 대통령의 교육공약이다. 그러나 통계청에 따르면 사교육비는 2008년에도 18조7230억원으로 2007년보다 1조3295억원이 늘었다. 대통령 공약이 아니어도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교육청에선 사교육대책을 비중 높게 다루어왔지만, 한 번도 효과를 나타낸 적은 없었다. 심정으로는 ‘포기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나섰다. “올 여름방학부터 밤 10시 이후엔 학원교습을 못하도.. 2009. 5. 7.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3 촬영하신 분 : 김정미 님(남양주양지초등학교 2008학년도 2학년 1반 이채원의 어머니) ♣ 이 세상 어린이들을 무지개 빛깔처럼 일곱 종류로 나눌 수 있다면(그렇게 하면 큰일날 일이긴 합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아이들이 빛깔은 아이들 수만큼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아이들이 천 명.. 2009. 5. 6.
최문자 「부토투스 알티콜라」 부토투스 알티콜라° 최 문 자 당신은, 누우면 뼈가 아픈 침대 짙푸른 발을 가진 청가시 찔레와 너무 뾰족한 꼭짓점들 못 참고 일어난 등짝엔 크고 작은 검붉은 점 점 점. 점들이 아아, 입을 벌리고 한 번 더 누우면 끝없이 가시벌레를 낳는 오래된 신음이 들려야 사랑을 사정하는 당신은 일용할 통증 멸종되지 않는 푸른 독 너무 할 말이 많아서 아픈 침대 커버를 벗긴다. 아아, 이거였구나. 전갈 한 마리 길게 누워 있다. 유일한 고요의 형식으로 당신과 내 뼈가 부토투스 알티콜라를 추다가 쓰러진 전갈자리. 굳은 치즈처럼 조용하다. 전갈의 사랑은 그 위에 또 눕는 것. 같이. ˚ 부토투스 알티콜라-전갈이 수직으로 달린 꼬리로 추는 구애 춤 ............................................ 2009. 5. 2.
책을 읽는 이유 법률가가 되겠다고 혹은 되었다고 법만 들여다보고, 의사라고 해서 의학서적만 들여다보고, 교육자라고 교육학만 읽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싶습니다. 숨 막힐 것 같으니까요. 하기야 단돈 만 원도 아까운 책도 많습니다. 독서를 많이, 혹은 잘 했다고 아이들에게 상을 주면서 .. 2009.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