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창가의 대화

by 답설재 2016. 5. 21.






창가의 대화






                                                                                                                              2016.5.20.




  사람들은 저 곳으로 한두 가지 화면과 단어들을 갖고 옵니다.

  그것들은 추억이라는 이름의 선물입니다.

  그렇게 와서 오래 머물기도 하고 이내 돌아가기도 합니다.

  잊을 수 없는 한두 마디를 떠올려줄 때도 있습니다.


  그들은 내가 이렇게 그들과 만나고 있는 줄을 모릅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혹은 있으나마나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비밀스러운 만남이 즐겁게, 정겹게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이미 사라진 사람이 떠오르면 슬픔에 빠져듭니다.

  슬픔……

  나도 잠시 그런 만남으로 있다가 어느 순간 뜸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더러 계절이 바뀌어도 오는 대상일 수도 있지만 이내 어쩌다가 오고, 영영 오지 않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슬픔.




                                                                                                                             2016.3.10.







'내가 만난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미  (0) 2016.06.03
언덕 위의 집  (0) 2016.05.27
역에서  (0) 2016.05.17
의문(疑問)  (0) 2016.05.14
오늘  (0) 2016.05.12